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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모래의 신화인 두바이가 휘청거리고 있다

11월 26일 자로 두바이 국영기업인 두바이월드와 자회사 나힐이 채무상환유예를 요청했다. 두바이 전체 채무는 약 800억 달러로 이 중에서 두바이월드는 70%에 해당하는 593억 달러의 부채를 안고 있다. 세계금융위기가 시작되면서 전문가들의 부정적인 전망이 나온 지 오래지만, 두바이는 ‘세계 최대’라는 수식어의 함정에서 헤어나질 못한 듯하다.

11월 30일, 우리 인천에서는 '인천항 경쟁력 강화를 위한 인천시민 대토론회'라는 주제의 의미있는 토론회가 열렸다. 인천지역사회에서 단연 이슈가 되는 인천 내항 재개발과 관련한 토론회였다. 이 자리에서 인천시는 또 다른 개발계획을 발표했다. 인천 내항 7부두 배후의 공업지역을 상업 및 관광지역으로 바꾸겠다는 계획이다.

인천 내항을 주상복합아파트 등으로 재개발하는 문제로 인해 지역의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만든 토론회장에서 또 다른 개발논리를 들고 나온 것이다. 특히, 마지막 부분이 백미였는데, 아니나 다를까 7부두 배후지역에 두바이의 버즈 알 아랍 수준의 호텔을 유치하겠다는 계획안이 나왔다.


우리는 두바이사태를 두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하나는 두바이는 '토건국가'라는 것이고, 둘째는 '관광과 금융'이 그 중심에 있다는 것이다. 두바이가 선택한 경제모델은 디벨로퍼 방식의 부동산개발모델이다. 현재 약 3천500억 달러 규모(약 400조 원) 건설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는 것만 보아도 가히 짐작이 간다.

특히, 탄탄한 산업기반이 없다는 것이 문제였다. 부동산과 건설이 22.6%, 교역 16%, 중계무역 15%, 금융서비스 11%로 사실상 제조업은 거의 없는 것이 두바이 경제구조다. 자체 기반이 없다는 것은 사상누각의 경제인 셈이다. 이렇게 두바이는 기반 없는 경제구조 위에 관광과 금융중심을 외쳤다.


우리 인천은 송도신도시를 비롯해 212곳이 공사 중이다

212곳의 재개발·재건축지역을 비롯해 지역개발사업비가 2008년 말 124조 원이 넘어섰다. 그것도 모자라서 인천경제의 33% 차지하는 인천 내항을 주상복합아파트로 재개발하겠다고 계획하고 있고, 중앙부처도 개발유보지로 보고한 인천 내항 7부두 배후부지를 또 개발하겠다고 한다. 가히 토건도시의 면모이다.


인천의 기업들이 인천을 떠나고 있다 

정확히 말하면 쫓겨나는 것이 맞다. 인천시 행정사무감사에서 밝혀진 대로 재개발·재건축으로 인해 900여 기업이 갈 곳이 없다고 하고 있고, 급기야 서구의 주물단지는 충남 예산으로 이전을 결정했다. 상기 토론회에서 발표한 7부두 배후부지가 개발되면 연 2조 원의 매출을 일으키는 기업들이 인천을 떠나야 할 판이다.

두바이는 지적한 대로 경제의 기반을 만드는 제조업이 없는 국가다. 부동산개발로 일관한 토목공사국가이고, 관광과 금융만으로 세계를 놀라게 한 국가다. 남의 자본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경제구조는 쉽게 무너지거나 또 다른 빚으로 지탱해야 한다. 더욱이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지 못하면 미래는 없다.


두바이에는 아랍에미리트(UAE)의 돈줄인 아부다비라는 뒷심이 있다

수천억 달러의 국부펀드를 운영하는 UAE가 두바이를 도울 것이다. 문제는 두바이가 아니다. 우리 인천이다. 국영기업인 두바이월드의 빚잔치를 그나마 국가가 대신할 수 있는 것이 두바이라면, 우리 인천시의 공기업인 인천도시개발공사의 빚은 인천시가 나서서 대신할 수 없다. 인천시도 빚잔치에 허덕이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중앙정부가 나서서 빚을 대신하지 못한다.

4대 강 사업으로 여유 있는 예산이 없고, 2010년 국가채무가 400조 원이 넘어설 전망이고, 더욱이 부자 감세 정책으로 국가수입이 90조 원이나 감소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도시개발공사는 공사채 발행한도를 확대하기 위해 자본금 증액을 추진하는 것은 우려를 넘어서는 행위이다.
 
인천시를 대신해 각종 개발사업의 빚을 지는 인천도시개발공사가 채무상환이 어렵게 되면 그 부담이 모두 인천시민에게 돌아가기 때문이다. 두바이 국영기업인 두바이월드처럼 모라토리엄을 선언하기 전에 인천의 정책은 반드시 변화돼야 한다.


관광과 레저가 2조 원의 연매출을 올리는 7부두 배후기업을 대신할 수 있다는 근거는 아무도 내놓지 않고 개발만 말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 출범 전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검은 선글라스를 끼고 두바이를 방문해 두바이를 우리 경제의 모델로 삼으려는 TV 속의 사진이 기억난다.

이글은 기호일보에도 게재되었습니다. (기호일보 원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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